안녕하세요~ 쵸로미예요!
얼마 전 오랜만에 고향에 다녀왔어요.
“고향이 한국이에요? 일본이에요?”란 질문을 종종 받는데요
제 고향은 어디일까요?
아빠는 한국사람, 엄마는 일본사람,
태어난 곳은 한국이고요,
대부분의 학창시절은 일본에서 보냈어요.
성인이 된 후 국적은 일본을 선택했고요...
한일전은 대체로 한국 응원합니다.
근데 야구는 일본 응원해요.
오오타니 선수 좋아해서.ㅋㅋ
가끔은 저도 헷갈릴 때도 있지만,
제 정체성은 10대를 보낸 일본쪽에 좀 더 가까운 것 같아요.
한국어도 읽고 쓰는 건 나쁘지 않지만 (인정???ㅋㅋ)
말할 때는 일본어가 훨씬 자연스럽고
한국어는 사실 발음이 좀 어색합니다 ㅋㅋ
쵸로미의 글만 보면 잘 모르시겠지만요.
제가 자란 곳은 오사카 동쪽에 있는 나라(奈良)에요
한국분들이 오사카 여행을 가시면 교토도 자주 들르고,
나라에도 하루 정도 다녀오는 경우가 많죠?
보통은 나라공원, 도다이지, 고후쿠지 등
나라역 주변을 중심으로 둘러보는 일정이 많을 거예요.
나라의 유명인사
나라 하면 유명한 사찰도 많고, 멋진 경관, 온천도 있지만
특히 사슴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나라공원이 제일 유명한 것 같아요.


사슴과자 보고 달려드는 사슴들 (coolnara.net 奈良ガイド 발췌)
특히 가을 번식기에는 수컷 사슴이 예민해지고
뿔로 사람이나 다른 사슴을 다치게 할 수 있어서,
매년 10~11월경 전통 행사이자 안전 관리 차원에서
시카노츠노키리(鹿の角切) 사슴뿔 자르기를 합니다.
이 행사는 에도시대부터 이어진 전통으로,
현재도 카스가타이샤(春日大社) 경내에서 열립니다.

사슴뿔자르기 행사 (春日大社-御朱印 홈페이지 발췌)
붙잡힌 모습이 좀 불쌍하죠??😢
다만 모든 사슴 뿔을 다 자르는 건 아니고,
주로 위험성이 큰 수컷 사슴이 대상입니다.
사슴뿔은 손톱처럼 매년 빠지고 다시 자라는 구조라
공존을 위해선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그럼 자른 뿔은 어떻게 하느냐?
혹시 녹용 팔아서 돈 버는 건가?? 🤪
아니요 ㅋㅋ 약재로 쓰는 녹용은 보통 아직 자라고 있는 연한 뿔을 말하는데,
이 행사에서 자르는 건 이미 단단하게 자란 뿔이라
약재로서의 가치는 거의 없다고 해요.
그리고 행사에서 잘린 뿔은 사슴이 신의 사자,
신록(神鹿)으로 여겨져 온 전통에 따라
신전에 바쳐진다고 안내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나라 사슴들은 그냥 방치되는 게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꽤 세심하게 관리되고 있는 존재들이에요.
귀엽지만... 가을의 수컷 사슴은 생각보다 박력 있습니다.🦌
사슴과자 들고 너무 자신 있게 돌진하면 안 됩니다 ㅋㅋㅋ

사슴과자는 사람이 먹어도 무해하나 맛은 없습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묻지 마세요...
나라(奈良)의 기원
쵸로미는 일본 여러 지역 중에서도
나라 출신이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 ‘나라’라는 이름부터가 조금 재밌지 않나요?
한국어로 나라는 국가라는 뜻이잖아요.
그래서 쵸로미가 한국어로 “저는 나라에서 왔어요”라고 말하면
가끔 “무슨 나라요?” 하고 되묻는 분들도 있어요. ㅋㅋ
나라라는 지명의 어원에는 여러 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실제로 고대 한국어에서 유래했다는 설이에요.
오래전 한반도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낯선 땅에 자리 잡으며,
“여기를 우리의 새로운 나라라고 부르자.”
그렇게 부르기 시작한 이름이
지금의 나라(奈良)가 되었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고대 일본이 한반도, 특히 백제와 깊은 교류가 있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백제가 멸망한 직후 나라 지역에 도시가 건설되고, 수도가 이전되었으며
단시간에 대륙식 율령체계가 확립되었다는 점은 우연이라 보기 힘듭니다.
실제로 나라에는 백제와 관련된 지명과 전승이 지금도 다수 남아 있고,
불교문화가 크게 꽃피었는데, 그 양식이 백제의 것과 매우 유사해요.

(좌) 부여 '금동관음보살입상' (우) 나라 호류지 '목조관세음보살입상'

(좌) 한국 국보 87호 '백제반가사유상' (우) 나라 츄구지 '보살반가사유상'
그래서 쵸로미는 나라를 생각하면
단순히 “일본의 옛 수도”라는 느낌만 드는 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오래된 교류가 겹쳐 있는 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어의 ‘나라’와 일본의 ‘奈良’.
이 두 이름이 우연히 닮은 것인지,
아니면 아주 오래전 교류의 흔적인지는 확실하진 않지만,
그 애매하고 신비로운 연결감까지도
나라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어쩌면 쵸로미는,
백제 출신인 아빠와, 나라 출신인 엄마가,
천 년이 넘는 시간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나
태어난 사람인지도 몰라요.
그래서 제 고향 나라를 소개할 때마다
아주 특별한 애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나라 시내 대표 관광 코스
많은 분들이 ‘나라’라고 하면 보통 '나라시',
그중에서도 나라공원 주변을 떠올리시는 것 같아요.
오사카에서 킨테츠 전철을 타면 40분 정도면 갈 수 있고,
역에서 내려서 조금만 걸으면
고후쿠지(興福寺) → 나라공원 → 도다이지(東大寺) → 카스가타이샤(春日大社)까지 이어지는
대표 관광 코스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AI로 제작한 관광코스 간이지도
고후쿠지(興福寺:흥복사) 5층탑 (일본관광청 발췌)


도다이지 (東大寺: 동대사) 대불전
여기에 나라국립박물관,
이스이엔, 요시키엔 같은 정원들,
나라마치 같은 상점가도 가까이 있어서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기 좋은 지역이죠.

이스이엔 정원 (일본관광청 발췌)
나라마치 상점가
그래서 한국분들이 간사이 여행 오실 때
“오사카에서 당일치기로 나라 갔다 왔어요!”
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오랜만에 친구들도 만났어요.
맨날 라인으로
“만나자 만나자” 말만 하다가
드디어 얼굴 보고 수다 떨고 옵니다 ㅋㅋㅋ
오랜만에 만나면 다들 사는 이야기도 많이 하죠~
친구들 대부분 학교 졸업후 취직하거나
일찍 결혼한 친구들도 몇 명 있어요...
예전에는 같이 놀고 떠들던 친구들이
이제는 사회인이 되어 있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싶기도 해요.
그리고 진짜 재밌는 건,
요즘 일본 10대, 20대 사이에서
한국 인기가 정말 많다는 거예요.
K-POP, 드라마, 화장품, 패션, 음식까지
한국 얘기만 나오면 다들 눈이 반짝반짝합니다 ㅋㅋㅋ
학생 때 저한테 한국어 가르쳐달라던 친구들도 꽤 있었고,
지금도 쵸로미보고 “좋은 한국 남자 좀 소개해줘~”
이러는 친구들도 있는데....😂
저기... 얘들아...?
좋은 남자 있으면 나부터 좀 어떻게 하자🤣🤣ㅋㅋㅋㅋ
사람인가 사슴인가...
그리고 역시 일본 가면 빠질 수 없는 건 음식...!
일본 음식 너무 그리웠어요.
한국 음식도 맛있긴 하지만
너무 맵고 기름져서 못먹는게 많아요.
평소에는 식단한다고 설탕, 밀가루음식 자제하는 척하는데
일본만 가면 그냥 눈 돌아갑니다.
라멘, 초밥, 텐푸라, 우동, 모찌, 디저트, 과자까지🤤🤤
거의 사슴과자 본 나라공원 사슴처럼
정신 놓고 막 집어먹는 쵸로미가 됩니다 ㅋㅋㅋ
가끔은 이런 행복도 필요하잖아요...?
일본 음식은 이상하게 작은 것 하나도 추억 보정이 들어가서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일본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들도 잔뜩 사고 왔어요.
소모품, 화장품, 잡화, 옷, 약국템 같은 것들...
분명 처음에는
“필요한 것만 사야지” 하고 들어가는데,
나올 때는 손에 봉투가 가득 있습니다.
이온몰, 돈키호테, 로프트, 무지루시, 카르디 들어가면
쵸로미는 이미 이성적인 소비자가 아니에요.
그냥 카트 끄는 사슴입니다... 🦌
일본에서만 받을수 있는 포켓몬카드도 얻고,
보고 싶었던 영화도 보고, 참 바빠요~~
아무튼 오랜만에 일본집에 다녀오니까
반갑고, 그립고, 조금 먹먹하고, 또 신나기도 하고
마음이 여러 가지로 바빴던 여행이었어요.
이상, 사슴같은 쵸로미의 소소한 귀향일기였습니다 ㅋㅋㅋ
앞으로 꾸준히 일본 문화와 덜 알려진 여행지에 대한 소개도 써보려고 해요~
그럼 이만~~ 주말 잘 보내세요!!
수다V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