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전이라면 한국인의 60%는 이를 펼쳐본 적도 없다

옥스포드 영한사전 표지와 AI 관련 문구

그리고 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쓸 줄 아는 사람은 1%뿐이다.

참고로 이건 활용도가 아니라 접근성만 따진 숫자임. 실제로 얼마나 잘 쓰는지까지 따지면 0.3%쯤 될 듯.

갑자기 무슨 말이냐고?

AI가 사전이라면 한국인의 60%는 펼쳐보지 않았다

일단 이건 지난주 앤트로픽이 공개한 연구 보고서임.

내용 중 자사 직원 1,300명과 일반 미국인 2,000명에게 “5년 안에 AI가 인간의 주요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는데,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다음과 같았음.

AI를 한 번도 안 써본 사람: 28%

일반인 전체: 41%

업무에 정기적으로 쓰는 사람: 56%

앤트로픽 직원: 96%

AI를 얼마나 쓰느냐에 따라 인식이 크게 갈린다는 뜻임.

같은 기술을 두고 왜 이렇게 전망이 다를까?

“AI를 쓴다”는 말이 가리키는 경험 자체가 사람마다 크게 다르기 때문임.

한국을 한번 보자.

경제별 AI 확산률 그래프. 2026년 1분기 UAE 70.1%, 싱가포르 63.4%로 1·2위이며 한국은 37.1%로 16위다. 2분기 UAE는 73.3%, 싱가포르는 64.3%

올해 6월 마이크로소프트 조사에서 한국인의 생성형 AI 사용률은 약 40%였음.

한국인의 60%는 AI가 무엇을 하는지 전해 들어서 알고 있는 정도임.

생성형 AI 유료 구독 24.3%, 무료 이용 75.7%; 20대 유료율 최고, 60대 무료 이용률 94.7%

그 40% 중 3/4은 무료로만 씀(10월 인크로스 조사 기준).

유료 구독자는 한국인의 10%임.

그럼 이 10%는 AI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을까?

그렇지는 않음.

생성형 AI 유료 이용자의 월평균 결제 금액은 35,932원이다. 2만~4만 원 미만이 44.1%로 가장 많고, 2만 원 미만 33.8%, 6만 원 이상 11.2%, 4만~6만 원

유료 구독자의 90%는 월 6만 원 이하를 씀.

단순 계산하면 AI 회사들의 최상위 요금제를 쓰는 한국인은 1%에 불과함.

그리고 또 중요한 게 “써봤냐?”가 아니라 “무엇을 했냐”임.

검색·대화형 AI 이용 목적을 성별·연령별로 비교한 인포그래픽. 정보 검색이 76.8%로 가장 높고, 이미지 생성·편집 38.2%, 텍스트·수치 요약정리 33.8%, 언어 작업 3

대다수는 AI를 성능 좋은 검색기로 씀.

네이버 지식인 답변을 바로 받아보는 수준에 머무름.

여기서 조금 더 나가면 이미지 생성이나 문서 작성 정도임.

AI에게 자료를 읽히고 결과를 고쳐 가며 작업 전체에 활용해 본 사람,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게 하거나 여러 도구를 엮어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 본 사람은 극소수임.

이걸 영한 사전으로 비유해보자.

옥스포드 영한사전 표지와 AI 관련 문구

한국인 중 60%는 사전을 펼쳐본 적도 없음.

30%는 사전의 목차만 읽어봄. 알파벳이 A부터 Z까지 있다는 것만 암.

9%는 펼쳐서 A 단어들까지 봄.

1%만이 A부터 Z까지 다 볼 줄 암.

이제 이 사람들이 모여 사전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임.

누군가는 “그래서 그걸 어디에 쓰는데?”라고 함.

또 누군가는 “알파벳 26개가 있는 책이잖아”라고 함.

사전을 좀 써봤다는 사람도 “쓸 만하긴 한데 Boy, Butterfly는 없더라”라고 함.

그러면 이런 상황이 됨.

AI를 사전처럼 활용하지 않는 한국인 60%를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그런데 이게 기술적 접근성이 떨어져서 배우고 익힌 전문 사용자들만 아는 것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음.

하지만 그렇지 않음.

그래서 사전을 펼쳐본 적도 없는 사람이 “내일까지 영어 보고서 100장 써 와. 그 사전이라는 거 다 활용하면 금방이잖아?”라고 하고,

사전을 조금 읽었다는 사람은 “An apple amused an average aristocrat at avenue alley” 같은 문장을 가져와 자기가 영작을 잘한다고 말함.

앞으로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