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작년 여름이고 수술 직후다 보니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아서 다른 기증자분들과 후기가 다를 수도 있음ㅎㅎ
우선 작년 여름 아버지가 간경화·간암 판정을 받으셨어.
할아버지도 간암으로 돌아가셨던터라 아버지 소식 들었을때는 진짜 내 건조대가 무너지는줄 알았다...
그래도 가족력때문에 술 아예 안드시고(종교적인 이유도 있지만), 정기검진 받고계셨어서 다행히 늦지 않게 발견했어.
일단 다른사람의 간기증을 기다리기는 너무 기약이 없었고, 간절제술 얘기도 나왔지만, 아빠 B형 간염 보유자라서 언제 다시 재발할지도 모른다고 해서 그냥 간이식(기증)하기로 함. 누나, 나, 여동생 이렇게 3남매가 있는데 누나랑 여동생은 여자라 아무래도 수술 이후 힘들거같아서 그냥 내가 먼저 기증하겠다고 얘기하고 바로 술이랑 담배 끊었음
천운 또는 하나님의 은혜(부모님 피셜)로 발견한지 얼마안돼서 상급병원(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진료를 보게 되었고, 서울대병원에서 진행하기로 했어.
간기증 적합검사를 했는데 나는 그냥 혈액형 같으면 다 되는줄 알았더니 이것저것 많이 했어.(다 기억은 안남)
간의 혈관도 잘 있어야 절제가 가능한데 6.7:3.3인가로 내 간은 아슬아슬하게 가능하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바로 8월말에 날짜잡고 나는 직장에 말해서 병가내고 수술을 했지.
다행히 수술은 잘됐고, 나는 복강경으로해서 구멍 5개 생김. 그리고 배꼽 아래 ㅡ자로 15cm정도 흉터가 있긴하지만 지금은 야추털에 가려 잘 안보임ㅋㅋ
수술하고나와서는 진짜 너무 아파서 버튼으로 누르는 진통제 계속 누르고 있었어. 잠잘때도 진통제 효과 떨어지면 바로 깨서 진짜 15분, 20분마다 깼었어. 그래도 너무 아파서 침대 옆에 떨어짐 방지하는 그걸 손목에 멍드는지도 모르고 꽉잡으면서 밤을 지새웠어.
둘째날은 진통제를 너무 눌러대서 헛구역질과 어지러움증이 와서 그냥 안누르고 아픈거 꾹꾹 참았다ㅠㅠ
셋째날엔가는 소변줄 빼는게 지옥이었어... 물론 이때도 진통제 부작용 때문에 못누름... 이때부터 밥먹고 쉬었다가 계속 걸어다녔던거같아. 그 병원에서 내가 제일 많이 걸었을듯..
넷째날은 이제 슬슬 대변을 봐야하는데 변비마냥 안나와서 너무 힘들었어. 의사쌤 말로는 아직 장기가 덜 깨어났을수도 있다면서 계속 걸으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수술 부위에 꽂아놨던 배액관 제거할때 분명 이쁜 간호사 선생님이 안아프다고 하셔서 방심하고 있었는데 넘모 아팠어ㅠㅠ
+ 같은 병동에 온 아빠를 봤는데 수술하기전이랑 비교될 정도로 얼굴색이 좋아져서 뭔가 뿌듯함과 감동의 눈물을 흘릴뻔 했어.
다섯째날 퇴원을 했는데, '아니 벌써 퇴원이라고?', '아직도 나는 겁나 아픈데?' 이 생각이 강했어. 그래도 퇴원하기전 아침에는 드디어 대변을 봐서 너무 행복했어ㅠㅠ 간호사쌤과 의사쌤이 다행이라고 축하해주심...그리고 퇴원 수속하기 전에 수술하고 처음으로 엄마랑 동생이 머리를 감겨줬는데 진짜 너무 개운했어.
근데 퇴원할 때 우루사 처방해주길래 놀랐어. 나름 큰 수술을 했는데 다른 약도 아니고 우루사라니...우루사가 그정도인가 싶었어
퇴원하고 집으로 내려갈때 엄마가 운전해서 내려갔는데, 이때도 좀 힘들었어. 도로에서 덜컹할 때마다 수술부위의 통증이 강해서 울고싶었다ㅠㅠ
집와서 엄마와 누나 동생의 보살핌으로 한달간 푹쉬고나서 이제 출근을 하는데, 직장이 좀 멀어서 출퇴근이 편도로 1시간씩 걸림.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의 팔꿈치, 가방들이 내 수술부위를 누를때마다 힘들었고, 버스기사님들이 험하게 운전할때 진동이 그대로 느껴져서 힘들었어. (지금은 부모님이 차사주셔서 편하게 출퇴근하고 있음)
아빠는 나 퇴원하고 2-3일 있다가 퇴원하셨어. 아빠는 나와 달리 초반에는 생식도 피해야하고, 약도 엄청 많이 드셨어. 그리고 앞으로 평생 면역억제제를 드셔야하시더라구. 그리고 2주마다 검사받으러가시다가 지금은 달에 한번씩 가시고 먹을거 다 드심.
올해 초에 나는 첫 정기검진했는데 다행히 간이 잘 자랐다고해서, 이제 먹고싶은거 다먹고 운동하고싶은거 다하라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그때부터 축구랑 런닝하고 다님. 그리고 술은 적당히 마셔도 된다고 하셨지만 그냥 평생 안마시기로 했음. 가끔 업무 빡세면 담배는 생각남...
아 너무 피곤하거나 단거 많이 먹으면 간 쑤심..그리고 확실히 생체배터리가 줄은게 느껴져서 10시반-11시 되면 눈이 무거워짐.
그리고 이제 누나랑 동생이랑 있을때 불리하면 '난 간 기증했는데?' 하면 암말도 못함ㅋㅋㅋㅋㅋ
3줄 요약
1. 아빠한테 간기증함
2. 서울대병원에 이쁜 간호사쌤 겁나 많음...
3. 지금은 여친이랑 '구멍이 5개지요' 하고 놈
수다VIVE